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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뽕에 취해~★김쀼뿌2016. 8. 3. 18:47
(이 글은 전지적 기아타이거즈 라이트팬 시점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나의 제대로 된 야구경기관람 기억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전까지는 그냥 국내 야구리그가 있구나.. 우리엄마는 해태타이거즈 팬이구나.. (아직도 엄마는 기아타이거즈가 아니라 해태타이거즈 팬이라고 하신다.) 유명한 선수가 이렇게 있구나.. 정도만 인지하고 있었다. 쓸데없이 넓은 정보력을 위해 팬은 아니지만 굵직한 사건 사고들은 대략적으로 알고 가는 수준으로만.... 당시에는 2002년 월드컵의 영향으로 주변인 대부분 야구보단 축구에 더 관심이 있었고,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던 2006년, 지금의 남편이 된 김씨와 한창 CC로 연애중이었던 시절. 학교에서 놀다가 였는지, 공부하다가 였는지 (후자의 가능성은 희박) 잠시 학교 앞 분식집을 들어갔고 마침 그 분식집 티비에서는 1회 WBC 2라운드 한일전을 한참 중계하고 있었다. 떡볶이와 오뎅을 흡입하며 일본은 꼭 이겨야지!! 하는 마음으로 우리나라 대표팀을 응원하였고 바람의 아들 종범신의 속시원한 안타를 보며 그렇게 야구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나는 자연스레 기아타이거즈의 팬이 되었다.
사실, 그리고 나서는 또 취업이다 뭐다 바쁘다고 시즌경기를 챙겨볼 정도는 아니었다. 처음과 비슷한 정도의 관심도에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야구 이야기가 나오면 응, 나 기아팬이야 가 한 단락 추가된 정도.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한게, 잘하면 자꾸 보게 되지만 못하면 점점 더 안보게 된다. 응원이고 뭐고 내 일상이 더 중요하니 점점 기억속에서 사라지는 것... 당시 기아는 자꾸 올라가다 미끄러지고.. 가을야구가서 또 미끄러지고... 그렇게 속상함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또 그냥저냥 몇년이 흐르고, 대망의 2009년. 나의 기아 타이거즈는 훨훨 날았다. 뽕 중에 제일 무서운 뽕은 덕질하다 계탄 덕후의 뽕!! "나의"라는 단어를 붙이기도 민망할 정도의 라이트팬이었지만 응원하고 좋아하는데 그런게 무슨 상관인가요... 헤헤 어쨋든 이겼다 이겼어. V10을 드디어 달성했따는 기쁨에 그저 하하하호호호 그렇게 2009년 시즌을 마무리 했다. 그.러.나...... 2010년은.. 2011년은..... 하아... 그리고 기대했던 선감독의 2012년... 2013년... 2014년도....... 절레절레.... ㅠㅠㅠ 다시 암흑기에 접어들며 그렇게 또 띠엄 띠엄 경기를 봤다. 애꼈던 꼬꼬마 키스톤 콤비들도 군대 가버리고.... 나를 기아타이거즈로 이끌었던 종범신도 속상하게 은퇴해버리고.... 그리고 선동렬 감독은 자진 사퇴했다. 빈 감독자리는 김기태 감독으로 채워졌다. 처음엔 LG감독이었던 분이네? 정도로만 생각하고 큰 기대를 하지 안았다. 뭐 어차피 그냥 저냥 비슷하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전보단 낫겠지... ㅠㅠ)
하아... 물론 갸레발은 죄악이오.. 기대치가 높아질수록 실망감은 커지지만... 곧 시작하는 오늘의 경기를 보면 내가 이렇게 뻘소리를 남기는 지금 이 순간을 후회할수도 있겠지만......
2016년 올해는 뭔가 다른 기운이 느껴진다.
일단 오늘 경기전까지 이 즐거운 기분을 즐길래. 파죽의 7연승이라니 으하하하핫 주말동안 두 멋쟁이 에이스의 완투승. 그리고 어제 있었던 역전극. 이겨서 기분 좋다. 7연승이라 더 기분좋고, 4위라서 기분좋다...!! 그리고 이 모든걸 다 포함해서 경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기분 좋다 !!!!!
주말 경기 해설진 중 한 명이 이런 말을 했다. 기아의 젊은 타자들이 경기 전날 저녁을 먹고선 삼삼오오 모여 배트를 들고 타격연습을 더 하러 가겠다고 연습장으로 사라졌단다. 그리고 그 모습을 코치진들은 아주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었다고... 바로 어제, 애기애기한 찬호의 역전 끝내기 안타가 터졌고, 쇼맨쉽 일지 모르지만 (물론 쇼맨쉽이었겠지만....) 그런 어린 선수에게 모자를 벗으며 인사하는 감독님의 모습까지...
7연승은 이대로 끝나고, 기아의 순위가 다시 떨어질수도 있다. 뭐, 당연히 가을 야구를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난주와 어제 보여준 기아타이거즈의 희망 뿜뿜 모습은 나같은 라이트한 팬도 지옥같은 월요일 출근길 깨춤을 추게 만든다. 이렇게나 즐거울수가 없더라니... ㅠㅠ 이래서 계속 이기는 구나... ㅠㅠ 그러니까 기아야, 무기력하게 지는 모습만 보이지 말구 즐겁게 경기하자...!! 크흡...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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